돈 빌려주며 "자식에게 갚아라"…法 "증여 맞다"

입력 2024-01-28 10:00   수정 2024-01-28 10:01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며 자녀에게 갚도록 하는 행위를 증여로 볼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A씨가 잠실세무서장을 상대로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이렇게 판단했다.

A씨는 2010년 12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부친에게 총 12억여원을 증여받았다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고, 2020년 4월 세무 당국으로부터 증여세 약 6억7000만원을 부과받았다. A씨는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12억원 중 약 9억5600만원은 부친이 자신의 계좌를 빌려 주변 사람들에게 빌려준 돈이라 주장했다. 또한 나머지 금액인 약 2억5100만원 역시 부친이 회사 운영을 위해 지출했기에 증여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돈을 빌려 간 사람들이) A 씨에게 차용금 상환과 관련한 약속어음을 발행·교부했다면, 이체된 돈은 A 씨가 채권자로서 대여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증여자 명의였던 예금이 인출돼 납세자 명의의 예금계좌로 예치된 사실이 밝혀진 이상 그 돈은 증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부친의 계좌에서 지인들에게 돈이 전달된 것은 맞지만, 지인들이 약속어음에 관한 공증을 작성하며 수취인을 A씨로 표기했기 때문.

그러면서 "증여가 아닌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이를 입증할 필요는 납세자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업자금으로 주장한 2억5100만원 중 1억1000여만원은 실제로 부친이 사업 운영에 썼다고 인정하며 이 돈에 부과된 증여세는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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